겨울이 되면 바다는 왜 더 푸르르해지는지. 가덕도 선창에서 바라보는 부산 신항만은 잉크빛 바다 위에 어마어마한 시설과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가덕도에 가려면 녹산 선착장에서 통통배를 탔다. 일요일이면 가덕도를 찾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에, 배 매표원들이 긴 대나무로 줄을 이탈한 행락객을 두들겼다. 그렇게 맞아가면서도 한사코 통통배를 탔고, 선창이나 천성에 내려 가덕도를 트레킹하고 나면 섬과 바다, 하늘이 만들어준 행복에 흡족해했다. 그런데 이제 거가대교가 탄생하고, 육지와 가덕도가 다리로 연결되면서 누구나 쉽게 마음먹은 대로 갈 수 있는 그 긴 해파랑 길의 출발지가 되었다.
먼저 천가교를 건너 눌차섬에 들어간다. 천가교는 가덕도 트레킹의 여울목이다. 신항만이 마치 빅뱅처럼 세계로 뻗어가는 컨테이너 물류를 선적하고 하역하는 첨단구역이라면, 눌차섬은 어촌의 고가들이 퍼즐처럼 늘어서고 짭짤한 갯내음과 자연이 아직 원색으로 잠자는 짚신의 구역이다. 잠시 문명과 자연의 돌개바람에 방향감각을 상실한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담이 낮아 이웃의 얼굴을 가족처럼 볼 수 있는 정겨운 마을을 지나고, 동선 방조제도 지난다. 그 어민들의 밥상에 은수저를 올려주는 양식굴장이 오늘 온상의 꽃보다 아름답다. 동선 새바지도 지난다. 이제부터 산자락 바다갓길로 걷는다. 본격적인 부산 갈맷길이다. 부산 갈맷길은 부산갈매기(부산 사람을 뜻함)들이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지금 이 길은 근자에 닦은 길이다. 지난날 그 아름답던 자연스러운 옛길은 어디로 가버리고, 여기에도 문명의 황무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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